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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내 획기적 치매치료제 나온다

인사협 0 6,062 2010.12.06 17:54

세계 각국 치매부담 급증..화이자 등 새 치매치료제 개발 순항 

유전자요법ㆍ줄기세포치료법 등 다양한 접근 

(뉴욕=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고령화 추세에 따른 노인성 질환이 급증하면서 세계 각국이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2009년 `알츠하이머병 인터내셔널(ADI)'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노인성 치매 환자는 전세계적으로 3천56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치매 유병인구는 고령화와 생명연장 등으로 20년마다 2배로 늘어나 2030년에는 6천570만명, 2050년에는 1억1천540만명에 달할 것으로 ADI는 전망했다. 가히 `기하급수적'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치매 환자의 진료비가 갈수록 건강보험의 재정 안전성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윤구)이 내놓은 `2010년 3분기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 질환의 3분기 진료비는 2천2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5%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진료인원도 24.4% 증가했다. 

이는 한국도 이제 세계적인 치매인구 증가대열의 중심에 들어섰음을 보여주고 있다. 

◇ 천문학적인 치매 치료비용 = 영국에서 발간된 `세계 알츠하이머 보고서 2010'에 따르면 치료 치료와 사회보장 등 치매에 드는 비용이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1%를 넘는 3천880억파운드(약 720조원)에 달한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와 런던 킹스칼리지 연구진은 이 금액을 국가 경제규모로 환산할 때 세계 18대 국가의 경제 규모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했으며, 기업으로 치면 연매출규모가 월마트(2천656파운드)를 능가하는 것으로 비교 설명했다. 

보고서는 치매환자를 볼보는 데 드는 비용이 다른 유행질환에 비해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비용이 85%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치매환자 1명을 치료하고 간호하는 데 드는 교통비와 식비 등을 포함하면 연간 평균 412만원에 달하는 보고서가 나와 있다. 

◇ 치매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 이처럼 치매치료와 간호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증가를 막기 위한 최선책의 하나가 바로 새로운 치매치료제의 개발이다. 

최근의 연구 트렌드는 치매환자의 뇌에 쌓이는 끈적끈적한 독성단백질 플라크로 노인성 치매의 생물학적 진단표지로 간주되고 있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없애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이미 치매가 진행된 환자에게 항체의약품과 백신 등을 주입함으로써 치매가 더 이상 진행되는 것을 막거나 더 나아가서는 기억력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노인성 정신질환 분야에서 개발되고 있는 치료제는 총 107개에 달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분야는 이중에서도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분야에 속한다. 

화이자의 경우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없애고 뇌신경세포의 사멸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백신과 항체의약품 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베타 아밀로이드에 의한 신경손상과 염증을 차단함으로써 치매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화이자는 기대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항체를 이용한 항체의약품은 현재 임상 2~3상에 진입해 있으며,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없앨 수 있는 항원을 주입함으로써 체내 면역력을 높이는 방식의 백신은 아직 초기 연구라는 게 화이자 그로톤 연구소의 설명이다. 

화이자 그로톤 연구소의 필 이레데일(Phil Iredale) 연구책임자(ExeuTive Director)는 "화이자 연구소 인력의 신경과학분야 유닛에서 3분의 1정도의 연구인력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에 투입됐다"면서 "그만큼 (화이자가) 치매 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릴리 등 다른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치매치료제와의 차별성도 언급했다. 

이레데일 박사는 "항체를 양쪽에 착상시키느냐, 한쪽에 착상시키느냐가 다른 제약사에서 개발중인 치매치료제와 가장 큰 차이"라며 "현재의 임상 속도라면 2-3년 안에 새로운 개념의 치매치료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유전자치료ㆍ줄기세포치료도 대안이 되나 = 화이자와 다국적 제약사들이 항체의약품과 백신 형태의 치매치료제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 달리 최근에는 유전자치료법과 줄기세포치료법 등의 새로운 접근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줄기세포로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한 임상시험이 세계 처음으로 실시돼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기업 메디포스트가 최근 임상시험 1상을 획득한 이 치료법은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 속의 신경전구세포를 일반 신경세포로 분화할 수 있게 도움으로써 치매의 원인 물질을 감소시키고 신경재생과 같은 근본 치료도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다. 

연구책임자인 양윤선 대표는 "그동안의 치매 관련 치료제들은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을 뿐 아직 전 세계적으로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제대혈에서 추출한 간엽줄기세포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뇌신경세포(뉴론)에 독성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줄이고 뇌신경세포의 사멸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기존의 방식으로 치매치료제 개발에 매달려 온 제약사 관계자들은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화이자의 필 이레데일(Phil Iredale) 박사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매를 치료할 수 있다는 얘기를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향후에도 (줄기세포를) 치매치료에 적용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함께 노인성치매를 특정 유전자 주입으로 치료하는 유전자요법도 미국에서 임상시험 중이다. 

미국의 생명공학회사 세레진(Ceregene)이 50여명의 경증 내지 중증(中症) 치매환자(50-80세)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유전자요법 2상 임상시험은 바이러스에 특정유전자를 실은 치료물질(CERE-110)을 외과적 방법을 통해 치매환자의 뇌(콜린계)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뇌의 콜린계는 기억과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조직으로 치매환자는 콜린계가 기능을 잃게 되는데 이 유전자치료로 콜린계의 기능을 회복시키면 치매환자의 기억력도 회복될 것으로 세레진의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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